일상

결정장애라는 말은, 선택의 무게를 담고 있을까 | 결정의 속도는 누구의 기준일까

insidejoy 2025. 12. 27. 15:50

 

 

결정이 느리다는 말 뒤에 가려진 선택의 무게.
결정의 속도는 누구의 기준인지, 삶의 속도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선택의 무게 #1]

 

결정장애라는 말은, 선택의 무게를 담고 있을까

- 결정의 속도는 누구의 기준일까 -

 

 

 

‘결정장애’, ‘선택장애’라는 말은 요즘 우리 곁에서 꽤 가볍게 쓰이는 말입니다.

 

메뉴를 고르지 못할 때, 메시지에 답장을 바로 하지 못할 때, 혹은 인생의 어떤 방향을 쉽게 정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결정장애 있어?”
“왜 이렇게 선택을 못 해?”

 

하지만만이 말 속에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습니다.

 

그 선택이 가진 무게는, 과연 충분히 고려되고 있었을까.

 


 

 

1. 결정장애란?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결정장애’나 ‘선택장애’는 의학적·심리학적 진단명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결정을 오래 고민하는 상태를 편의적으로 부르는 표현에 가깝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와 비슷한 경향을 'indecisiveness(우유부단함)'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이는 여러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성향이나 경향성을 뜻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향이 고쳐야 할 '병'이라기보다, 누구나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선택 앞의 머뭇거림 혹은 신중함에 더 가깝다는 점입니다.

 

 


2. 결정의 속도, 그 효율의 함정

 

우리는 종종 결정의 ‘속도’를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합니다.

 

  • 빨리 정하면 시원하고 결단력 있는 사람
  • 오래 고민하면 답답하고 우유부단한 사람

 

하지만 결정의 속도가 항상 그 결정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선택은 얼마든지 다시 바꿀 수 있지만, 어떤 선택은 그 이후의 시간과 관계, 책임까지 함께 데려오기 때문입니다.

 

결정을 오래 고민하는 이유가 단순히 망설임 때문이 아니라, 선택 이후의 과정과 결과까지 함께 책임지려는 마음때문이라면, 그 느린 속도는 과연 문제가 될까요.

 


 

 

3. 선택이 무거워지는 이유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잘못 선택했을 때 겪게 될 후회에 대한 부담
  • 최선의 답을 찾고 싶은 완벽주의적 경향
  • 선택 이후의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데서 오는 불안

 

이 모든 것은 ‘결정을 못 해서’라기보다 결정을 가볍게 넘기지 않으려는 태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 선택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깊은 책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4. 속도에는  정답도, 표준도 없습니다

 

우리는 자주 다른 사람의 선택 속도와 자신의 속도를 비교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빨리 정할까?”

 

하지만 결정의 속도에는 정답도, 표준도 없습니다.

 

빠르게 정하고 필요하면 유연하게 수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오래 고민하는 대신 한 번 정한 뒤에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그 선택을 감당하는 방식입니다.

 

결정은 결국 각자의 몫이고, 그 결정의 결과를 살아내야 하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결정장애라는 말 이후에 남는 것

 

‘결정장애’라는 편리한 말은, 우리가 선택에 담은 수많은 맥락을 쉽게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특히 중요한 선택 앞에서 결정이 느려지는 이유가 결함이나 부족함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정중함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점은 자주 간과됩니다. 

그 느린 걸음 속에는 신중함이 있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가 있으며, 스스로를 납득시키려는 성실함이 함게 들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선택이 느려 보인다면, 그 사람은 어쩌면 결정 이후의 삶까지 함께 바라보고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누군가의, 혹은 나 자신의 선택이 느려질 때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선택은 이 사람(혹은 나)에게 이토록 무거운 것이구나.”

 

결정의 속도를 정하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그 속도는 빠를 필요도, 느릴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각자의 삶에 맞는 정직한 속도면 충분합니다.

 


결정장애라는 말은, 선택의 무게를 담고 있을까

- 결정의 속도는 누구의 기준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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